한때 하정우가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다작하는 배우임에도 어떨 땐 늘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도 꼭 하정우가 나온 영화는 보고야 말았다.(추격자부터 허삼관(?) 정도까진 안 빠지고 다 본 듯, 하정우가 나온 여러 영화 중에 특히나 애정하는 영화가 있는 그중 하나가 바로 더 테러 라이브이다.(영화적으로 아주 잘 만들었다기보다 하정우 출연 비중이 거의 80%인 원맨쇼라 좋다) 영화에는 탐나는 물건이 몇 가지 나온다. 하정우 안경, 하정우 시계 심지어는 하정우가 마시는 헛깨수(?)까지 마시고 싶었다. 찾아보니 안경이랑 시계는.. 너무 비싸다. 그리고 나에게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던 중 한 컷이 눈에 걸린다. 극초반 하정우가 인질범과의 인터뷰를 생방송으로 이끌기 위해 윗분과 통화하면서 전기면도기를 가방에서 꺼내서 면도한다. 멋있어 보였다.
순전히 하정우 때문에 사게 되었다 브라운 면도기 M30
하지만 사실 브라운은 그렇게 쉬운 브랜드는 아니다. 요즘 사람들 환장하는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최고로 존경하는 디자이너 디터 람스가 많은 제품을 디자인한 아주 심플하면서 실용성이 가득한 멋진 브랜드이다. 몇십년이 지난 제품들 지금 봐도 너무 멋있지, 디터 람스 다큐멘터리 영화도 있으니 꼭 보길 추천한다.
영화 이야기했다가 브라운 이야기했다가 오락가락 하지만, 실제 이 제품을 사게 된 이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그 전에 꽤 비싼 전기면도기를 선물로 받았다. 사회 초년생의 경우 보통은 한 번쯤 전기면도기를 선물 받게 되고, 나도 그때 선물 받았다. 칼로 물 면도를 하다가 전기 면도를 하니 수염이 덜 깎인 기분이었다. 한참 멋 내기 좋아하는 나에게 그리 흥미롭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사람의 생각은 조금씩 변한다. 40대가 되고 이곳저곳 수염이 더 자라면서 완전히 깔끔한 면도 보다는 쉽고 간편한 면도가 필요했다. 전기면도기가 딱이다. 비싼 면도기를 쓰다가 처음에는 여행용(?) 또는 사무실용으로 쓰려고 브라운 면도기를 샀다. 아무래도 전기면도를 하면 오후에는 수염이 자라나 깔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서 쓰던 비싼 전기면도기가 망가졌고, 브라운 면도기에 올인하게 되었다.
장단점 간다.
브라운 전기면도기 장점
1. 간편하고, 안전한 면도
전기 면도의 장점 중 하나다. 물이나 쉐이빙 크림 없이 건식 면도를 할 수 있다. 커버를 돌리고 스위치를 위로 올리면 바로 면도 가능하다. 어떻게 잘리지 싶지만 생각보다 잘 잘린다.(반나절 만에 다시 올라오지만) 또 처음 면도를 시작한 20대뿐 아니라 40대인 도 칼 면도하다가 자주 얼굴에 상처를 입는다. 집중을 해야만 한다. 아프기도 하지만 면도를 하다가 다칠 정도의 서투름은 40대 신사에게 용납될 수 없다. 전기면도기는 아주 안전하다. 다만, 배터리가 줄어들어 모터 소리가 왜왜왱~에서 이이이이~ 으로 바뀌면 긴장하는 것이 좋다.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면 따끔할 수 있으니까
2. 개간지
남자가 자뻑 순간이 있다. 보통은 샤워하고 많이들 자신이 멋있다고 느낀다. 또, 미디어의 폐해로 쉐이빙 크림이 묻은 페이스를 수염을 자르는 자신에 모습에 반하는 남자들이 많다. 여기 하나 추가하면 쉐이빙크림이나 칼 면도기 없이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전기 면도하는 모습 또한 멋있다. 위이이잉~ 모터에서 나오는 경쾌한 리듬에 몸을 맡기면 어느새 도시 남자가 되어가고 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3. 가격
보통 쓸만한 전기면도기, 또 이름난 브랜드(브라운 또는 필립스)를 사려면 보급형 10만원대, 고급형은 2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물론 살에 닿는 느낌이나 절삭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산 브라운 휴대용 모델은 단돈 3만원에 구입했다. 미세한 디테일이 6~7배의 가격을 커버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소비의 가치관은 다르겠지만 나는 NO이다. 난 고가의 전기면도기를 사서 평생 쓸 거야 그게 이득이지 라는 분은 그렇게 해도 된다. 다만, 매일 쓰는 전기면도기라 아무리 비싸도 2년 쓰면 고장 난다. 판단은 독자의 몫
브라운 전기면도기 M30 단점
1. 터프한 터치
피부가 민감한 분들은 아마 아플 거다, 처음엔 나도 아팠으니까(3년 정도 쓰니 이젠 적응되었다) 디테일한 터치감이나 절삭력은 비싼 게 좋긴 하다. 개인의 취향이니 비싼 거, 싼 거 둘 다 쓰고 결정해야 한다. 나는 둘 다 썼을 때 지금 쓰는 면도기가 쓰기 괜찮았다는 말이다. 이건 써봐야 느낄 수 있다.(사진 표현 불가능)
2. 수염 가루
꼭 이 제품뿐만 아니라 전기면도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수염을 자르면 기기안으로 잘린 수염이 면도기 안으로 들어가고, 그게 모였다가 흑채처럼 떨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집에 고이 모셔 놓고 쓰거나, 한번 쓸 때마다 청소해 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귀찮다. 청소 안 한 상태에서 여행 간다고 가방에 넣고 돌아다닌다면 하얀 옷에 까만 수염 가루를 곁들일 수 있다. 대환장 파티(더러워서 사진 불가능)
3. 건전지
나는 전용 충전기에 꽂아 자주 밥을 줘야 하는 고가형 면도기보다는 건전지 타입을 선호하긴 하지만, 요즘 나오는 다른 전기면도기는 type-c로 간편히 충전하는 것들도 많아 단점으로 꼽았다. 건전지가 집에 상비되어 있지 않아 가끔 파워가 나가면 귀찮다. 그리고 건전지 쓰레기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부분도 지구에 미안한 일이기도 하고, 근데 워낙 오래된 모델이라 어쩔 수 없다. 브라운에서 M30모델을 type-c 충전으로 당연히 바꿀 생각도 없는 거 같고(찾아 보니 다른 모델은 type c 있네)
장단점이 있는 면도기이지만, 개인적인 총평은 ‘좋은 제품'이다. 그러니 3년을 썼지
하지만 3년을 쓴 제품을 이제 보내 주려고 한다. 면도 망 부분이 망가졌는데 이 부분만 사기 귀찮기도 하고 워낙 싼 제품이라 고쳐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엔 샤오미 전기면도기를 경험해 보려 한다.
브라운 전기 면도기 내돈내산 리뷰 끝
#구매정보
브라운 M30 전기 면도기
쿠팡 기준 현재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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